Zhao Peng(자오펑), 호크마 김 2인전
3월 28일 - 4월 15일
< Natural Editing> 은 자연 속에서 예술가가 편집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을 엿보는 전시입니다.
✲ 자연스러운 편집
<Natural Editing>은 중의적 의미를 담은 제목입니다. 명사인 자연(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ㆍ지질적 환경.)과 그 형용사인 자연스럽다(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의 개념을 모두 가져와 이를 편집이라는 행위와 엮었습니다. 작가들은 자연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자연스럽게 재구성(편집)하며 의미를 찾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합니다.
이번 참여작가는 영감의 주체로서 혹은 소재로서의 자연을 캔버스와 비단 위에 그려냅니다.
이 그려짐은 단순한 재현이나 묘사에 그치지 않고 수정과 재구성의 과정(편집)이 반영된 것입니다.
편집을 수정과 재구성, 나아가 작가가 호기심을 갖고 좋은 색, 화면, 도상, 구성 등을 찾아내는 행위라고 볼 때, 이러한 편집행위는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Natural Editing>은 예술가가 흔적을 모아내고 편집해낸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편집하여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우리에게 낯섦과 새로운 감각을 전해줍니다. 동일한 촬영본을 두고도 편집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작가는 도처에 산재한 영감의 요소를 발견합니다. 또, 근처에 있는 익숙함을 붙여내고 떼어내고를 반복하며 천천히 변주되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들
“Zhao Peng(이하 ‘자오펑’) 은 인간과 자연 사이 필연적 관계를 세심한 표현으로 포착하고, 호크마 김은 ‘나무’에서 느낀 감도 높은 감정과 기운을 그려냅니다. ”
자오펑은 자연과 그 안의 인간을 그립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엔 필연적이고 밀접한 관계가 존재하지만 그중 공간과 시간은 서로 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필연적이지만 맞닿을 수 없는 관계를 그는 인물과 자연을 통해 포착하고 조합합니다. 실루엣을 그리나 정확하고 세밀한 표현을 하여 대조되는 작업 방식에서 오는 미묘한 지점 그 자체가 작가만의 형식이 됩니다.
이번 출품작은 <풍월무변 “䖝二”시리즈>입니다. “䖝二”은 風月(풍월)의 외곽을 떼어내어 虫二(충이)만 남게 된 일종의 말장난입니다. 성어를 은유적인 수수께끼같이 풀어냄은 그의 작품처럼 비유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나타냄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풍월무변은 ‘아름다운 풍경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모양’ 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뜻과 같이 그는 인물과 자연의 실루엣을 중첩하며 무한한 공간을 확장함과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인간이 속한)을 그려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가가 공간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지점입니다. <풍월무변 “䖝二”시리즈>는 화면 속 공간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고민한 작업입니다. 그는 그림 속의 그림이라는 개념을 시도하였고 개체를 그림자에 투영하여 공간을 잘라내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临风 linfeng> 작품은 여성 실루엣 위에 단순화된 대나무 윤곽을 그려냅니다. 대나무 실루엣 안에 또 다른 대나무의 그림자를 그려내며 화면을 더욱 풍부하게 합니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음영 없이 표현되어 <临风 linfeng>은 그림자의 중첩으로 이루어진 작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는 회화 속 공간을 그림자로 치환하고 배열하며 편집하기를 시도하였습니다.
호크마 김은 일상적 행위로 자연의 형상을 수집하고 색을 만들며 자연을 느끼는 페인터입니다. 그는 자연을 감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교감합니다. 여행을 가서 마주한 나무부터 우연히 눈에 들어온 가로수까지 애정 어린 눈으로 자연을 이해합니다. “문득” 이라는 단어로 우리는 그의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 사건도, 아무 관계도 아니었던 것으로부터 문득 특별해진 경험을 그는 그림으로 표현합니다.